대학로 뮤지컬 ‘썸데이’ 후기|16,900원으로 만난, 가볍게 갔다가 울컥한 100분
타임슬립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지금의 내가 과거로 돌아가 누군가의 젊은 시절을 만난다는 설정은, 알고 봐도 늘 궁금해지더라고요.
이번에 예매한 뮤지컬 **〈썸데이〉**도 그런 마음으로 골랐습니다.
“대학로에서 가볍게 뮤지컬 한 편 보고 오자.”
처음에는 딱 그 정도의 기대였어요.
그런데 공연이 끝날 무렵에는 눈물이 나오려는 걸 참느라 조금 바빴습니다. 웃으러 들어갔다가 아빠의 이야기에 울컥하고 나온,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남는 공연이었네요.

오늘 보게 된 공연은 뮤지컬 **‘썸데이’**입니다.
관람한 날은 2026년 10월 7일, 저녁 7시 30분 공연이었어요.
10월이라 그런지 저녁 7시가 넘어가니 벌써 주변이 컴컴해졌습니다. 대학로는 이렇게 해가 지고 나서 걸으면 공연 보러 왔다는 기분이 조금 더 나는 것 같아요.
평소 타임슬립물을 좋아하기도 하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이라 생각해서 티켓을 예매했습니다.
이번에도 타임티켓을 이용했는데요.
대학로 공연을 고를 때는 역시 가격이 참 반갑습니다. 😊
혜화역 2번 출구로 나와 방송통신대학교 뒤편으로 걸어오면 오늘의 공연장인 무하아트센터가 있습니다.
공연장 주소는 아래에 적어둘게요.
📍 대학로 무하아트센터 1관
서울 종로구 이화장길 72
돈화빌딩 지하 1층

공연 시작 30분 전부터 티켓을 배부해서, 매표소 앞에서 예매한 표를 받았습니다.
안내를 보니 1994년으로 돌아가는 타임슬립 뮤지컬이라고 하네요.
“과거로 돌아가면 무슨 일이 생기려나?”
이때까지만 해도 가볍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공연의 예매 가격은 16,900원이었어요.
공연을 가격으로만 이야기하기는 좀 그렇지만, 솔직히 이 금액은 한 번쯤 이야기하게 됩니다.
대형 뮤지컬은 좋은 좌석을 고르면 18만 원 전후의 가격을 보기도 하잖아요. 예매할 때 살짝 망설이게 되는 금액인데, 이번에는 그 가격의 10분의 1도 안 되는 비용으로 뮤지컬을 보는 셈이었습니다.
물론 공연마다 규모와 제작 방식이 다르겠지만요.
배우들이 바로 앞에서 노래하고 연기하는 100분을 이 가격에 볼 수 있다는 건 꽤 큰 매력입니다.
공연을 보고 나온 뒤에는 오히려 배우들에게 조금 미안해질 정도였어요.
매표소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작은 간이창고처럼 생긴 모습이 어쩐지 1994년의 매표소 같더라고요. 거창하지 않은 그 분위기가 대학로 골목과도 잘 어울렸습니다.
🎫 티켓 수령·입장 안내
예매 마감: 공연 시작 1시간 전
티켓 배부: 공연 시작 30분 전부터
공연장 입장: 공연 시작 10분 전부터
저처럼 저녁 공연을 보신다면 이 시간을 참고해서 이동하시면 좋겠습니다.

티켓을 받고 나서 근처 **‘디마떼오’**의 원숭이 조각물 앞에서 한 컷 찍어봤습니다.
지난번 연극 〈베니스의 상인〉에서 투발 역으로 봤던 이원승 배우님과 연결되는 곳이라 괜히 더 반가웠어요.
그리고 썸데이 티켓, 생각보다 너무 예쁩니다.
아크릴 소재의 티켓이라 공연이 끝나고도 기념으로 가지고 있고 싶더라고요.
보통 티켓은 공연 날짜와 좌석을 확인하는 용도로 보게 되는데, 이건 사진도 찍고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됩니다.
공연을 보러 와서 이런 작은 기념품 같은 티켓을 받으니 기분이 좋네요. 😊
디마떼오도 다음에는 가족들과 대학로 나들이를 하면서 식사하러 한 번 와봐야겠습니다.
오늘은 공연 시간이 있으니, 티켓 사진만 찍고 다시 이동합니다.

드디어 입장할 시간입니다.
공연장은 지하 1층에 있어요.
계단을 내려가면서 벽에 붙은 배우들의 공연사진을 하나씩 보고 있습니다.
아직 무대에서 만나기 전이라 그런지 사진 속 표정만 봐도 궁금해지더라고요.
“오늘은 어떤 배우들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대학로 소극장은 이렇게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과정도 좋습니다.
골목에서 매표소를 지나 계단을 내려가면, 조금 전까지의 일상과는 다른 공간에 들어가는 기분이 들어요.
이제 휴대전화도 잠시 내려두고, 100분 동안 썸데이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려고 합니다.

오늘 공연의 캐스팅입니다.
2026년 10월 7일 오후 7시 30분
유지해 역 · 엄마 — 이정원
김이암 역 · 아빠 — 석우성
김연수 역 · 딸 — 김예은
우연희 역 — 정휘욱
썸데이 역 — 엄대
술꾼 여자, 의사, 심사위원, 연수 친구, 난입걸 등 여러 역할
캐스트보드를 보면서 어떤 배우들일지 궁금해졌습니다.
특히 여러 역할이 적혀 있는 ‘썸데이’ 역은 도대체 어떻게 등장할까 싶었는데요. 공연을 보고 나니 왜 이렇게 많은 역할이 적혀 있었는지 알겠더라고요. ㅎㅎ
줄거리를 결말 없이 간단히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음악을 하고 싶은 딸 ‘연수’, 그리고 홀로 연수를 키워온 아빠 ‘이암’.
연수는 경쟁률이 높은 실용음악과에 합격하지만, 합격하고도 학교에 갈 수 없을 것 같은 마음에 ‘썸데이’ 바를 찾습니다.
그곳에서 바의 주인인 **‘연희’**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신비한 다이어리에 의해 과거로 타임워프하게 되는데요.
도착한 곳은 아빠가 스무 살이었던 시절입니다.
그리고 연수는 알게 됩니다.
아빠도 원래 음악을 하던 사람이었다는 사실을요.
처음에는 재미있는 설정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서른을 넘기고 보니 이런 이야기가 조금 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부모님 모습은 익숙하지만, 그분들의 스무 살은 잘 모르잖아요.
아빠도 처음부터 아빠였던 건 아닐 텐데요.
누군가의 부모가 되기 전,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꿈꾸던 모습이 있었겠죠.
연수는 아빠의 꿈을 함께 지켜낼 수 있을까요?
아빠는 계속 노래할 수 있을까요?
이 정도까지만 알고 보셔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이후 이야기는 공연장에서 직접 만나보시는 걸로요.
참고로 썸데이는 2024년 춘천연극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제가 예매할 때 참고한 평점도 네이버 4.8점, NOL 티켓 9.7점으로 높았는데, 보고 나니 관객들이 어떤 부분을 좋아했을지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자, 공연장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무대에는 ‘썸데이’ 바가 보이고, 이야기 속에서 사용될 소품들이 놓여 있습니다.
이 공간에서 어떤 식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게 될지 기대됐어요.
소극장의 뮤지컬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한 분들도 계실 텐데요.
제가 이번에 느낀 가장 큰 매력은 배우와 관객 사이의 거리였습니다.
큰 공연장에서 무대 전체를 바라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작은 공연장에서는 배우의 표정과 목소리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배우가 바로 앞에서 노래하고 있다는 느낌.
대사에 실린 감정도, 노래하는 표정도 가까이서 보고 들을 수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무대의 크기와는 별개로,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오는 힘은 충분히 크더라고요.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는 그냥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첫 장면이 시작될까?”
이때는 아직 제가 후반부에 눈물을 참게 될 줄 몰랐습니다. 😅

가볍게 들어갔다가 마음이 조금 묵직해져서 나온 공연이었습니다.
웃긴 장면도 많았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웃고만 있을 수가 없더라고요.
주변을 보니 눈물을 훔치는 분들도 보였습니다.
저도 눈물이 찔끔 나오려는 걸 참았네요.
특히 아빠 이암 역을 맡은 석우성 배우님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처음 보는 배우였는데, 목소리도 좋고 연기도 정말 좋았어요.
개인적으로는 눈물 연기가 가장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연기라는 걸 알고 보고 있는데도, 제 눈에는 실제 상황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더라고요.
처음에 기대했던 가벼운 타임슬립 이야기에서 조금 더 깊이 들어가게 된 것도 그 연기 덕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러 역할을 맡은 엄대 배우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혹시 개그맨이신가?” 싶을 정도로 웃기는 포인트가 많았어요. ㅎㅎ
여러 인물로 등장하면서 공연에 웃음을 더해주시는데, 덕분에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 속에서도 편하게 웃을 수 있었습니다.
석우성 배우님의 감정 연기, 그리고 엄대 배우님의 웃음 포인트.
두 배우님은 다음 공연에서도 다시 만나보고 싶네요.

커튼콜을 보면서 처음 예매할 때의 생각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가볍게 한 편 보고 오자.”
그런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꽤 많은 감정을 가지고 나오게 됐네요.
아빠, 엄마, 딸의 이야기는 어떤 마무리를 맞을까요?
해피엔딩일까요, 새드엔딩일까요?
결말은 직접 보시는 분들을 위해 남겨두겠습니다. 🙂
다만 제가 느낀 썸데이는, 타임슬립이라는 설정 안에서 가족과 꿈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뮤지컬이었습니다.
재미있게 웃을 수 있었고, 배우들의 노래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었고, 마지막에는 울컥하기도 했어요.
16,900원에 예매한 공연인데, 보고 나온 뒤에는 가격보다 배우들의 얼굴과 연기가 먼저 생각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대보다 훨씬 좋았던 대학로 뮤지컬이었네요.
타임슬립 이야기를 좋아하신다면, 그리고 소극장에서 배우들의 목소리와 연기를 가까이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썸데이〉**도 한 번 눈여겨보셔도 좋겠습니다.
이번 대학로 나들이도 잘 보고 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