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 요양소와 그 주변의 산책로. 크리스마스를 앞둔 겨울 예년에 비해 따듯한 겨울이다. 산책로 벤치 아래에 한 노인이 의자의 상반신을 기댄 채 바닥에 다리를 뻗고 숨을 헐떡이며 누워있다. 얼굴 표정이 괴로워서 울고 있는 것 같다. 귀에 이어폰을 꼽고 음악 들으며 걸어 들어오던 여인이 노인을 발견한다. 여자는 남자를 부축해서 일으켜 세운다. 이렇게 서로 만난다. 남자는 여인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그러나 여인은 전혀 모르는 남이다. 남자가 검사를 받는 동안 여인은 휴게실에서 결과를 기다린다. 남자는 암을 앓던 부인이 자살한 것에 충격을 받은 후 급격히 건강이 나빠져 요양소에서 치료를 받는 중이다. 검사를 받고 나오던 남자를 기다리던 여인이 말을 건다. 가족에 대해서 갑자기 화를 내는 남자. 그러다가 점차 다투기 시작한다. 돈 많은 강남의 부자라서 남을 무시한다고 남자에게 쏘아대다가 서로 정치적인 견해까지 말하면서 결국 부부 싸움 하듯 헤어져 각자의 방으로 돌아간다. 남자는 아무래도 저 여인이 옛날에 알던 여자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