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인 군위안부 할머니와 그의 기록을 다룬 동명의 오키나와 현대소설을 각색한 연극 〈달은 아니다〉 〈달은, 아니다〉는 오키나와 독립출판사 밋둥미챠이를 운영하는 세 여자에게 도착한 원고가 빚어낸 일말의 소동에서 출발한다. 편집장 료코는 기록의 진위를 판별할 수 있는 특별한 재능의 소유자다. 출판사가 펴내려는 그 원고, 조선인 위안부 할머니의 증언집을 읽어내려가던 그녀는 신경을 긁는 날카로운 환청을 듣고, 결국 기록의 주인공인 위안부 할머니를 찾아나서게 된다. "이 연극은 타자를 기록하는 것의 어려움에 대한 연극입니다" - 안정민 연출 〈달은 아니다〉는 개인의 진실에 대한 역사적 기록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문자의 진실성에 대해 의문을 갖고 본인의 출판사를 위기로 내모는 주인공 료코는 극 내내 붐박스에서 흘러나오는 카세트 테이프 소리로 존재한다. 다만 그녀의 갈등은 배우 고유의 신체 무브먼트에 대한 정밀한 탐구를 통해 무대화된다. 본 연극의 연출가 안정민의 트레이드 마크는 집요하게 개인의 신체 특성을 파고들어 끌어내는 것이다. 또한 문자와 대비되는 속성을 가진 소리 매체를 풍성하게 가져오면서, 전자음악가 Remi Klemensiewicz의 사운드 스케이프, 잊혀진 8,90년대 붐박스 소리, 다양한 소악기 등 다양한 소리의 질감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소리 매체를 통해 문자 기록에 대한 주인공의 회의적 관점이 더욱 부각된다. 결국 〈달은 아니다〉가 가리키고자 하는 지점은 소리의 순수성과 기록의 왜곡이다. 이는 결국 '군위안부'라는 건조한 역사의 타자 기록을 넘어서, 그들이 살아냈을 삶의 결, 그들이 들었을 수많은 소리들을 생각해보는 섬세한 감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