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의 어느 날 윤이상은 1967년 납치 사건에 대해 회고한다. 정보부 요원들에 의해 납치 된 윤이상은 베를린에서 서울로 끌려와 고문과 회유를 당한다. 모진 고문과 극한의 고통 속에서 윤이상은 유년의 아름다운 고향 바닷가와 또 기억들을 떠올리며 하루하루를 버티어낸다. 그것은 꿈처럼 가뭇하다. 윤이상은 한 편의 작품을 구상한다. 끊임없이 그의 귓가로 고향 통영의 파도소리가 들리고, 몽환처럼 꿈처럼 한 사내가 한 여자를 찾아 기억의 통영으로 온다. 그 꿈은 시인 백석의 통영 체류기이다. 백석은 결혼한 몸으로 ‘란’이라는 이름의 이화여전 학생을 친구에게 소개받는다. 그리고 한눈에 빠져버린다. 하지만 어느 날 ‘란’은 불현 듯 고향 통영으로 내려간다. 사랑하는 여인을 쫓아 통영으로 내려온 백석은 주막에 기거한다. 하지만 그녀의 부모에 의해 백석은 ‘란’을 만날 수 없다. 백석은 사랑의 열병에 시름시름 야위어간다. 또 술에 취해 점점 폐인이 되어간다. 그런 그의 모습을 가엾고 안타깝게 바라보는 한 여자가 있다. ‘천희’라는 이름의 바닷가 삼류 작부다. 천한 자신에게 백석은 가당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를 사모하는 마음은 점점 깊어만 간다. 윤이상에게 가해지는 고문이 심해지자 그는 고통을 잊기 위해 그 꿈들을 작품으로 쓰기 시작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