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으로부터 일 년 뒤. 군인 연금법이 개정되었다는 것이 이야기의 배경이다. 별다른 준비나 대책 없이 그 상황에 정면으로 맞닥뜨린 가족의 선택은? 권위적인 태도로 집을 또 하나의 군대로 만들어놓은 아버지는 30년 군 생활을 마치고 고향인 울산 효문동으로 내려왔다. 아버지는 하늘이 내린 효자 송도선생의 효행을 본받고 이 사회에 ‘효’의 정신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한다. ‘효’ 강의를 하고, 곳곳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사건 현장에 출동하여 참견할 정도로 아버지는 정의롭고 오지랖도 넓다. 어느 날, 시집간 첫째 딸이 남편과 함께 집으로 오는데 사위가 큰 사고를 쳐서 돈을 몽땅 날린 채 빈털터리가 된 것이다. 그렇게 다섯 식구가 한 집에서 살기 시작한 다음 날, 아버지는 패륜범죄가 일어난 곳으로 가서 그 동네의 정신을 바꾸겠다는 편지를 남기고 사라진다. 자주 있던 일이라 가족들은 개의치 않고 생활한다. 보통 열흘에서 보름 정도 걸렸던 아버지의 나들이가 길어진다. 삼촌의 불길한 꿈 얘기로 집안이 뒤숭숭해진다. 한 가족처럼 지내던 송도선생 집안의 장손인 경찰과 함께 가족들은 아버지를 찾으러 간다. 그런데 아버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 때, 아버지의 두 번째 편지가 집으로 날아온다. 그 후 아버지가 없는 동안 가족들의 이야기와 삼촌의 두 번째 꿈, 연금공단 직원의 방문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아버지의 행방은 점점 더 묘연해지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