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종의 치세, 사십 대 후반의 사관 박승원은 늘 그렇듯 춘추관에서 실록의 기록작업을 한다. 그러던 중 폐비윤씨에 관한 기록을 보기 위해 춘추관으로 찾아 온 어린 세자, 연산군의 간절한 부탁을 듣지만 정중히 거절하면서 따뜻하게 안아준 뒤 아픈 과거의 흔적도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가 있다고 설득한다. 십여 년이 흘러 왕위에 오른 연산군의 치세, 박승원은 후배 최일경과 함께 기록작업을 하는데 현실과 타협하려는 최일경과 충돌한다. 그러나 박승원은 역사란 단순히 과거의 기록이 아닌 현재와 미래의 지침이라고 이야기한다. 수년이 흘러 연산군은 유자광과 임사홍의 꼬임에 사림들을 숙청하고, 자신에게 멍에였던 어머니 폐비윤씨에 대한 기록을 지우기 위해 춘추관으로 달려간다. 그러나 박승원은 임금 연산의 명을 단호히 거절한다. 연산군은 박승원의 오른쪽 손을 직접 칼로 자르고 유자광과 임사홍에게 그의 처형을 명한다. 다시 세월이 흘러 연산군은 폐위되고 중종의 치세. 어느덧 오십 대가 된 최일경과 새로 들어온 젊은 사관이 함께 기록 작업을 한다. 젊은 사관은 과거 박승원의 젊은 모습과 흡사하다. 세속적이나 인간미 있는 젊은 후배를 보면서 최일경을 자신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부러워한다. 기록 작업 중 젊은 사관은 충신이자 개혁자였던 조광조가 사약을 받은 것에 대해 그것을 정당한 처사였다고 기록하라는 권신들의 강요에 고민한다. 최일경은 젊은 사관에게 사실을 사실 그대로 적되 사략에도 그 권신들의 입장을 함께 쓰라고 말한다. 이어서 후대 사람들도 역사를 보며 다르게 생각할 여지를 주어야한다며 사략을 적는 부분의 여백을 많이 남기라고 충고한다. 젊은 사관은 최일경의 가르침에 따라 작업을 하며 사관의 임무에 충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