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을 위해 전통을 활용하라. 중국을 위해 서구를 활용하라.” 마오쩌둥 전서에 명시된 예술론은 새로운 창작행위를 위한 이념적 원론이자 구체적 방법론이었다. 베이징 경극에 혁명 주제를 결합한 ‘ 모범극’은 문화혁명과 모더니즘이 낳은 1960년대의 독특한 역사적 산물이다. 특히 ‹홍등기›는 ‘모범극’의 가장 전형적인 형태로, 극 중 생활 양상, 인물 캐릭터, 사상에서 중국의 근대화 과정을 엿볼 수 있어 전통 경극이 어떻게 현대로 계승되었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준다. 중일전쟁 시기를 배경으로 한 ‹홍등기›는 극 중 가족 삼대의 구성 인물로 등장하는 리위허(李玉和)의 어머니, 리위허, 리티에메이(李鐵梅)의 캐릭터가 주축이며, 세대를 아우르는 아름다운 노랫가락이 그 특징이다. ‹홍등기›의 창작과 리허설에 중국국립경극원 최고의 창작진과 배우들이 대거 투입되면서, 이 작품은 극단 내 원로 예술가들의 집단지성의 상징이 되었다. 이념은 형식과 내용의 견고한 결합을 지탱한다. 중국 최고의 가수들은 놀라운 음색으로 영웅과 승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념과 예술, 역사와 서사의 관계에 대해 우리는 어떤 혜안을 가질 수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