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는 큰형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떨어져 있던 가족들은 오랜만에 장례식장에서 한자리에 모인다. 그들은 몸도 불편하고 말도 어눌한 사람들이다. 공장에서 일하던 큰형은 분명 사고로 죽은 듯 보이지만 어쩐지 사망의 원인보다는 큰형의 죽음을 둘러싸고 생긴 돈 문제, 즉 지급될 보상금과 그가 남긴 부채가 가족과 사측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남겨진 가족들의 머리를 아프게 한다. 사측은 ‘상속 포기’라는 제도를 권유한다. 사측은 보상금을 줄일 수 있고 가족은 큰형의 부채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에 서로 간 이득이 되리라는 것이다. 세상의 시간이 멈춘 사흘 동안, 가족들은 큰형의 생애를 돌아보고 추억하며 어딘지 자꾸만 무료해지는 시간을 견디고 있다. 상속 포기로 모든 걸 깨끗이 다시 시작하자고 의견이 모이지만, 둘째는 형의 이름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소란을 피운다.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