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살던 고향’은 미국 극작가 손톤 와일더의 퓰리처상 수상작 ‘우리 읍내(Our Town)'를 송정리를 배경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삶의 모습을 그린 ’우리 읍내‘는 1938년 초연 이후 전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어 ’일상의 위대함‘이라는 보편적인 진리를 전파하고 있다. 탄생과 사랑, 결혼, 죽음에 이르는 인생의 순환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떠들썩한 과장 없이 잔잔한 시선으로 풀어 놓은 작품이다. 원형적이며 전통적인 작은 시골 읍내, 다정한 부모와 장난꾸러기 아이들, 젊은 연인들 등 감상적이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모든 요소들을 지니고 있다. 미국이 아닌 1970년~1980년대 전라도의 한적한 마을, 송정리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재편되었다. 원작의 아기자기한 일상과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송정리를 배경으로 전라도 사람들의 삶과 자연스레 옮겨놓았다. 한 마을에 사는 의사의 아들과 지역신문 편집장 딸 간의 성장과장과 사랑, 결혼 그리고 죽음을 통해 살아가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주고자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3막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무대감독이 극을 이끌며 관객과 대화하는 독특한 형식으로 진행된다. 1막은 의사와 송정뉴스 편집국장의 두 가족 구성원을 중심으로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친구인 철수와 영희가 나누는 평범한 대화들,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다. 2막은 철수와 영희의 사랑과 결혼 장면. 자식들을 결혼시키는 부모님의 애틋한 마음과 당사자들의 혼란스러운 마음, 결혼을 축하하는 마을 사람들의 즐거운 대화가 축제 분위기 속에서 흥미롭게 펼쳐진다. 3막은 영희의 죽음. 아이를 낳다 죽게 된 영희는 마을 사람들이 묻힌 묘지에 묻히게 되고 거기서 먼저 세상을 떠난 시어머니와 마을 사람들을 만난다. 영희는 이승과 저승 사이에서 혼란스러워 하다가 무대감독에게 간절히 부탁하여 잠시 13살 어린 시절 생일 때로 되돌아간다. 살아있을 땐 몰랐던 순간의 소중함을 가슴깊이 깨닫고 다시 저승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 장면에서 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일상의 소중함을 은유적으로 다시 한 번 강조시킨다. 단지 한번 반짝이는 저 별의 빛이 지구까지 오려면 수백만 년이라는 시간이 걸림으로써 인간의 삶이 얼마나 짧은지, 그래서 그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