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 C, D, E는 무기력하게 집 안에 누워있다. 누워서 환상일지 회상일지 모를 말을 듣는다. 그럼에도 그들은 집 밖으로 나가지 않기로 한다. 그 때 들려오는 문 두들기는 소리. 누구야? 맞은 편에 사는 사람이다. 맨날 뒤통수나 옆모습만 보다가 오늘 처음으로 얼굴을 제대로 보았다. 무슨 일이세여. 너무 시끄러워서요. 네주의하겠습니다근데멋있으시네요. 앗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마음의 소리. 네? (침묵)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들어가려 한다) 저, 혹시 괜찮으시면, 달 보러 가실래요? 네? 오늘 달이 예쁘다고 해서요. 이렇게 시작된 우리 사이. 그(녀)는 만날 때마다 별세계로 B,C,D,E를 이끈다. 여긴 어디야? 우리 같은 외계인들이 모이는 곳, 별나라 사람들 사는 곳. 사실 난 진짜 달에 가고 싶었어. 번번이 실패하지만 언젠가 가고야 말겠다는 마음 가짐으로 우주선 11호째를 만들고 있다. 그(녀)는 B,C,D,E와는 다르게 건강해. 매주 배드민턴을 하기 때문이지. 그들은 행복하지만 꽃이 피면 지듯 그들 사이도 멀어져 간다. 내가 데이트 올 때는 너무 튀게 하고 오지 말랬잖아. 눈치 보여. 왜? 네가 왜 눈치를 봐? 둘이 사귀냐고 자꾸 물어. 야 그만 둬. 말이 되는 소리를 해 너는 그게 문제야. 문제? 문제는 너야. A와 헤어지고 우주선도 계속 폭파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살아야 하는 것일까? 그 때 또 문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오고. 문을 열어보니 물에 젖은 사람들이 고양이를 안고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