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적 인간 연산」은 역사적으로 살다간 한 임금의 이야기를 인간 내면적 측면이라는 또 다른 시각으로 해석해 본 작품이다. 연산은 어머니 폐비 윤씨의 길일을 맞아 작은 제의를 지내려 하지만, 대신들은 유학과 선왕의 권계를 들며 이를 만류한다. 뿐만 아니라 어린 왕의 명을 일일이 거스르며 왕권을 업신여긴다. 왕이 되자 연산은 지난날의 사적과 이론 일체를 거부하며 스스로의 왕권을 세운 후 어머니의 제의를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녹수는 신을 받아 폐비 윤씨의 혼을 입는다. 폐비의 혼을 받은 녹수는 자신과 아들 융을 죽이려 했던 엄귀인과 정귀인의 음모를 밝히고 이에 격분한 연산은 엄귀인과 정귀인, 그리고 인수대비를 차례로 살해한다. 이어 연산은 개혁을 위한 과도한 정권을 휘두르며 피의 학살을 시작하고, 이를 말리는 처선마저 죽인다. 그러나 환관 승재가 데리고 온 완산월을 보며 연산은 다시 완산월과의 환락에 빠져든다. 이에 격분한 녹수는 완산월의 손목을 잘라 아침 연산의 수라상에 올린다. 이때 성희안과 박원종 무리들이 들이닥쳐 연산과 그의 무리들은 죽임을 당하고 이로써 연산의 혁명 시대는 막을 내리고, 문제적 인간 연산은 영(靈)으로 돌아간다. 문제적 인간 연산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그로인해 생기는 책임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생각을 보려주려 한다. 그것들을 단순한 메시지 전달이 아닌 보는 관객들이 그것을 함께 공감하기를 바란다. “나는 어떤 형태로든 이 세상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 비판할 줄만 알고 정작 책임지지 못하는 혓바닥들이 난무하는 세상은 바람직하지 못하지 이 나라는 공자도 죽은 임금도 더 이상 책임지지 않는다 내가 책임진다 이 말을 사초에 기록해라 나는 더 이상 공자의 제자가 아니다 나는, 조선의 왕이다” 이 대사는 이 작품을 하게 된 가장 큰 동기이자 어떻게 보면 이 작품을 만들어 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점이 담겨있다. 그렇다 시대를 떠나 어느 때이든 어떠한 형태의 욕망으로 인하여 생긴 책임이란 것을 누군가에게 떠넘기거나 소위 어른스럽지 못한 여러 행태를 보며 우린 많이 실망하고 절망하고 아파했던 기억이 하나씩은 있을것이다. 그것은 비단 그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우리 개개인에게도 자리잡고 있을법한 문제이다. 그것이 어떤 형식의 책임이 되었든, 책임이란 물음을 통해서 나도 우리도 그리고 이 시대도 한번쯤은 반성하고 그로인한 아픔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돌아보고 스스로가 어떠한 형태로든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다 책임은 그 누구도 대신해 주지 않는다, 그 책임 내 스스로가 져야 하는 것이다... 욕망은 책임을 수반하고 그 책임 없이는 욕망은 그져 이기심에 지나지 않을것이다. 난 가능하다면 작게나마 이 공연을 통해 우리 모두가 책임 질수 있는 그런 시대를 살아가고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