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 ‘믿음’이라는 철학적 화두를 연극이라는 미적 경험에 적용시킨 연작의 두 번째 작품이다. 전작이 ‘믿음’이라는 화두를 ‘기억’과 ‘가족’이라는 문제설정 통해 제시했다면, 은 그러한 믿음의 양상을 추적하는 도구로 ‘과학’의 틀을 가져온다. ‘불변의 대상’을 탐구하는 ‘절대적 진리’로서 우리에게 수천년간 이어온 이 ‘과학’이라는 개념이 사실은 다른 여느 ‘믿음’과 같은 양태를 지니고 있음을 보임으로써 인간과 과학과의 관계에 대한 깊은 사색을 관객과 함께 나눈다. 이 작품은 “우리의 삶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응시함과 동시에, “연극이 올라가고 있는 극장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주목한다. 무대와 인물을 통해 이야기를 따라가는 연극에서 정작 우리가 본 것, 우리가 들은 것은 무엇인가. 그것과 우리가 본 연극과의 관계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이 작품은 소리와 공간을 새로 규정하는 신선한 극장경험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극장과 연극, 그것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한다. 정체 모를 소녀와 과묵한 청년이 이야기를 나눈다. 바닷가 놀이기구에 대해 이야기하던 둘은 그 놀이기구를 타러 가는 여정을 시작한다. 여자는 모종의 사고 처리를 자임하고 시설로 투입된 50명의 기술자 중 한명을 취재하기 위해 끊임없이 추적한다. 남자는 우연히 만난 청년과 함께 바다를 응시하며 선문답을 나눈다. 아픈 과거를 공유한 부부는 이별을 앞두고 즐거웠던 일상과 고통스러운 희망을 포기하던 순간을 되돌아본다. 이 모든 인물들이 모이는 한 장소에, 바람도 없이 조용히 해일이 다가온다. 그리고 어느 철학자의 수상소감 연설이 겹쳐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