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 동물원에서 코끼리가 탈출했다. 코끼리 때문에 아수라장이 된 거리. 도시에 나가 사람들을 후려치고 가게를 부수어 버리고 결국 선거 유세장까지 쑥대밭으로 망쳐 놓았다. 조련사는 비둘기와 거위 때문에 일어난 우발적 사건이라 진술하지만 이를 믿는 이는 아무도 없다. 형사는 임태규 의원 선거 유세장과 그가 건설부장관 시절 만든 인공호수를 목표로 삼은 것을 보아 잔인한 정치적 음모라고 생각한다. 의사는 주위 사람들의 진술과 조련사의 소지품으로 짐작하는 바, 성행위 도착증에 걸린 환자의 환상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조련사의 어머니는 그가 어렸을 때부터 모든 것을 풀어주는 걸 좋아하는 성향을 가졌다고, 집에서 기르는 개는 물론 학교 해부용 개구리를 다 풀어 준 경험이 있으며, 동물원에 취직한 것도 모든 동물을 풀어주기 위한 의도였다는 다소 황당한 논리를 전개한다. 너무나 판이하게 다른 의사, 형사, 어머니 세 명의 논리에 점점 질려가고 자신의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에 지친 조련사는 진실을 얘기하기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