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를 알 수 없는 한 시골마을, 시인 ‘상’은 시골에서 무료한 생활을 보낸다. 그가 하는 일이라고는 빈둥거리다 최서방네 조카(이하 조카)와 장기를 한판 두고 또 다시 빈둥거리며 주위를 살피는 게 전부이다. 상은 조카와 장기를 두면서도 세상만사가 권태롭다. 천편일률적인 끔찍한 초록, 장기를 두는 행위의 지루함 등을 조카에게 설파한다. 그러면서 참을 수 없는 권태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해가 지는 모습까지도 권태로운 상은 평상에 누워 잠을 청한다. 암흑마저 권태롭고, 틀림없이 권태로울 내일, 뭘 하나 걱정하며 잠드는 상. 이튿날 조카가 와서 장기나 한판 두자고 상을 깨우지만, 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멀리 개짓는 소리만 아련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