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희대학교 젊은 연극제 참가작 작품 ‘취선록’은 이 비극을 다루는 작품이다. 당시, 경종에 이어 왕위에 오른 영조의 시대는 필연적으로 노론과 소론의 갈등이 존재하는 시대였다. 권력의 암투가 난무하는 상황 속에서 자란 사도세자는 영조를 비롯하여 정국을 주도하는 노론과 그들이 중시하는 예법에서 벗어나고자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의지를 갖는 한편, 그것들이 주는 억압을 두려워하는 불안감도 함께 지닌다. 궁 안에서는 노론을 중심으로 사도세자를 몰아내기 위한 음모가 존재하고, 궁 밖에서는 음모의 일환으로 사도세자의 행세를 하는 무리들이 등장하는 등 여러 상황을 통해 사도세자의 내면을 그린다. 권력의 암투 속에서, 노론 세력 강삼재의 죽음과 세자빈 ‘홍씨’와의 관계 악화 등 일련의 사건을 거치며 사도세자는 영조의 노여움을 산다. 결국, 사도세자는 억압의 구조를 극복하지 못하고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다. ‘아버지와 자식 사이에는 친함이 있다’라는 ‘부자유친’의 덕목은 오늘 날까지도 이어지는 유학의 주요 덕목이다. 그런데 유학의 나라 조선에서, 이 덕목을 어기는 일이 발생한다. 바로 영조와 사도세자의 이야기다. 조선은 유학을 국학으로 삼은 나라기에, 아버지가 아들의 목숨을 빼앗은 이 일은, 세간에 충분한 충격을 주었고, 200여년이 흐른 오늘 날에도 영화와 드라마 등 예술 분야에서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작품 ‘취선록’은 영조와 사도세자를 이야기하는 여느 작품들이 당쟁을 중심으로 한 사건 전달에 초점을 맞춘 것과는 다르게 ‘사도세자’의 내면 의식에 주안점을 둔다. 사도세자의 조력자인 길상과 지화 그리고 화안 등의 인물들과 이와 반하는 영조와 세자빈 홍씨, 그리고 홍봉한 등의 인물들을 통해 사도세자의 비극적 내면을 극대화한다. 한편, 작품 ‘취선록’을 공연하는 형식에 있어서 ‘제의’는 사도세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강조한다. 또한 광대놀이 형식은 제 3자 입장에서 사도세자의 비극성을 이야기한다는 것에서, 사도세자의 내면적 자유의지와 불안감에 동조하는 효과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