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작의 배경이 되었던 20세기 초 대공황은 현재의 경제위기로, 헛된 꿈을 좇느라 자신을 수진시키고 정작 소중한 이들마저 잃게 되는 윌리의 고독한 삶은 오늘날 우리들의 우매한 하루하루로 그대로 이어져 오고 있다. 관객들로 하여금 그런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기 위해 본 공연은 단순히 내용적이고 드라마적인 접근이 아닌 파격적인 형식적 접근을 택한다. 본 공연은 윌리가 죽음으로 달려가는 원작의 마지막 장면에서 시작해 마치 플래시백처럼 지나간 장면들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윌리는 무대를 가로질러 놓여있는 러닝머신 위에서 러닝타임 내내 달리기를 하고 그 주위를 지나치는 인물들과 각 장면들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러닝머신 위를 끝없이 달리고 있는 윌리의 감각에서 재편성된 것들이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쟁터로 내몰려 쉼 없이 앞으로만 나아가는 우리들의 아버지이자 아버지의 아버지이자 바로 우리들의 모습인 윌리. 쓸모없고 볼품없는 존재로 전락한 그의 삶이 그처럼 비참한 동시에 얼마나 헌신적으로 치열한 것인지 또 그런 그가 죽음과 맞바꿔 갖고자 한 다이아의 실체는 무엇인지를 본 공연은 서사를 통해서가 아닌 감각적, 물지적 체험 자체를 통해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