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들보다 유독 질식되고 자주 가라앉는 삶 속에서, ‘송지’는 쌍둥이 언니 ‘호연’과 열대어 한 마리, 그리고 시와 함께 살아간다. 그 삶이 평소보다 조금 더 피곤하게 느껴졌던 날, 송지는 자신의 SNS 게시물이 누군가에게 도용되고 있었단 사실을 알게 된다. 사사로운 글부터 일상 사진, 사소한 취향, 부끄러움에 지웠던 치부까지…… 송지의 삶을 통째로 도용하고 있던 사람, ‘이달’은 자신에겐 없는 송지만의 감성을 동경한다. 송지는 이달이 자신을 얼마나 훔쳐 가는지 확실히 시험해보기 위해 이전과는 다른 글들을 올리기 시작한다. 누군가는 가짜를 전시하고, 누군가는 가짜를 위해 진짜를 버린다. 그렇게 경계가 사라져버린 곳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한다. 어느 쪽에도 섞일 수 없는 서러운 경계와 그 최전선에서 헤엄치는 개인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