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고대의 여러 이야기들을 개작한 루쉰(1881-1936)의 『주검』(1927)을 새롭게 만든 작품이다. 구체제의 비판과 변혁을 향한 강렬한 염원이 중국식 판타지 안에 담겨 있는 원작을, 민중의 생활 속에서 구전되고 상상을 통해 부풀어진 모습과 그 안에서 갖춰진 기괴한 이야기가 역동적으로 무대에서 펼칠 예정이다. 는 잔학 무도한 왕에게 아버지를 살해당한 16세 소년 미간척(眉間尺)의 이야기다. 수수께끼의 검은 남자와 아버지의 유품인 파랑 검에 이끌리며, 복수를 다짐하고 왕과 대결한다. 그런데 그 대결은 커다란 가마솥 안, 잘린 목들끼리의 결투라는 참으로 기묘한 방식이었다. 미간척은 열심히 싸우지만 열세에 몰리게 되고,검은 남자가 자신의 목을 잘라 결투에 가세하면서 마침내 복수에 성공한다. 하지만 목숨을 건 복수도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화려하고 웅장한 관료제나 대중의 거대한 욕망 앞에서는 한낱 축제에 불과한 사건으로 소비되어 버린다. 이 작품은 배우의 신체만으로 진행되며 연극적 강렬함이 보는 사람에게 신체의 본능과 그것의 충족에서 오는 기쁨으로 전해지게 될 것이다. 사회의 존재 방식에 대해 뿌리에서부터 질문하는 날카로운 비판과 신체의 기쁨. 그 어울리지 않는 둘을 통해 더 나은 삶을 바라는 인간적 조화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