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회 대전 창작희곡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혼란스러운 5공시대의 질곡을 의젓하게 풀어내며 역사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치기를 극복하고 있다. 깊이 있고 긴 호홉으로 사건을 엮어간다. 한 공간에서 두 개의 다른 공간으로 시공간을 넘나들며 엮어내는 구성 감각은 한시도 공연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할 것이다. 작가의도 속죄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 공공연하게 자신의 잘못을 알리는 것으로 속죄를 시작해야 할까. 어쩌면 그건 번드르르한 위장에 불과한 건지도 모른다. 세상을 위해 헌신하는 걸로 숨겨온 죄를 갚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은밀한 행동은 어쩌면 위선이 아닐까. 저기 검은색 수녀복이 너울처럼 일렁인다. 수녀복 저편 과거에 내 아버지가 벌였던 추악한 죄가 존재하고, 수녀복 이편 지금엔 내 아버지를 통해 이뤄지는 속죄의 나날이 펼쳐진다. 내 아버지가 지은 그 집, 내 아버지가 머무는 이 집에 여전히 하나의 질문이 존재한다. 속죄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가. SYNOPSIS 상처투성이의 지난 현대사를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걸러 내야 할까 우리는 아픈 과거를 통해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마리아 수녀는 20여년 넘게 자신이 세운 수녀원에서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며 헌신적으로 살다가 죽는다. 그녀의 거룩한 삶을 다큐멘터리로 만들기 위해 촬영팀인 조안과 성준이 수녀원을 방문하고 신임원장인 사비나는 마리아의 업적이 세상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기를 바라고 적극 협조한다. 그런 와중에 한 수녀로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노트가 성준에게 전달되고, 그 노트 안에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를 참회하는 마리아 수녀의 일기가 발견되면서 수녀원 안에서는 촬영을 둘러싸고 심한 갈등이 일어나다. 마리아의 아버지는 그녀가 수녀가 되기 전에 정보기관의 프락치 역할을 하며 부와 명성을 얻은 화가다. 아버지 후광으로 걱정 없이 살던 은경은 정보기관의 공작 정치에 걸려들어 결국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선배들을 감옥에 보내게 되고, 끝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자 심한 죄의식에 시달리며 서둘러 해외로 도피유학을 한다. 몇 년 후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부역을 통해 얻은 아버지의 돈과 아버지의 집을 수녀원으로 개조하고 수녀의 길을 걷는다. 수 십 년 동안 헌신적인 삶을 살지만 자신을 과거를 모른 채 현재의 자신의 모습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괴로움을 느끼며 참회록을 남기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