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거기 모여 무엇을 바라게 될까요? 우리는 모두 극장에 모여 180분 후에 시작되는 개기일식을 기다립니다. 이 지역에서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건 무려 375년 만의 일이며, 아마도 평생 단 한 번 겪을 희귀한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거기 모여 무엇을 바라게 될까요? 염원하던 것을 보고 나면 우리는 무엇이 될까요? 다른 것이 되어 흩어져버릴까요? ‹개기일식 기다리기›는 기다리던 그것이 아니라 ‘그것을 기다리는 시간’을 공연화합니다. 누워서든, 주무시면서든, 핸드폰 보시면서든 함께 기다리면 됩니다. 관객과 창작자로 나뉘어져 있지만, 어쩌면 우린 모두 같은 처지일지도 모릅니다. 그 이분법을 넘어 다함께 하나의 연극을 만듭니다. 오늘 극장에서 본 것이 우리가 만든 것입니다. 저희가 만들어드린 게 아니라, 우리가 함께 스스로요. 그렇게 우리는 이벤트를 소비하는 극장들을 지나쳐 우연히 만나는 몸짓들에서 느슨하고 일시적인 공동체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