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의 굴레를 피해 들어온 한국인 정착 마을. 일본 동쪽 끝 외딴 섬 마을 피안도. 그 곳에 전직 심리 치료사 김 은이 선배인 송영훈을 찾아 들어온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엔 뭐지 모를 슬픔이 깃들어 있고 어느 날 선배 송영훈의 앞에서 자살을 기도한다. 결국 자살은 실패로 끝이 나지만 김은의 사연은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어렸을 적 집단 윤간을 당하고 그 트라우마는 성인이 되어서 사랑하는 선배 송영훈이 생겼음에도 자괴심에 대학 선배인 은미의 남편으로 보내게 되고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혼돈은 급기야 부랑자에게 몸을 던져 사생아를 낳고 그 사생아마저 스스로 손으로 죽이는 철저하게 자신을 파국으로 몸을 내던진다. 결국 자신을 이기지 못하고 끝을 찾아 들어왔지만 섬에서의 생활은 그 끝을 내어 주지 않는다. 언제 정착한 지 모를 80대 노인 김씨, 송영훈과 그의 아들 발달 장애 송 곤, 송 곤을 가리치는 젊은 선생 소용, 선친을 찾아 한국으로 떠난 형님을 기다리는 문식, 소용을 사랑하는 해주, 매일 고향을 그리는 연님과 박씨. 각자의 사연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떤 이는 희망을, 용서를, 망각을 가진 채 ‘피안도’를 가슴에 안기도 하고 어떤 이는 떠나기도 한다. 그리고 떠나는 이들 사이에 김 은의 모습 보이며 막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