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가 돌아올거야. 바다에 밀려 집으로 올 거야. 시간이 흘러도...' 여자는 기억을, 남자는 햇살을 선택했다. 여자는 남았고 남자는 떠났다. 남자의 옷은 여전히 여자의 집에 있고 여자는 여전히 집에서 기다린다. 변한 건 없는데, 여자는 자신이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지 잊었다. 먼지마냥 두텁게 쌓인 시간은 저 밑에 무엇이 있는지 가려버렸다. 여자는 이제 햇살을 따라 떠나려한다. 여자가 기억하는 건, 바다, 햇살이 가득하던 바다. 떠나려는 여자 앞에 나타난 아이. 아이는 여자를 다시 남게 한다. 어쩌면 이 아이가 자신이 기다리던 사람이 누구였는지 알려줄지도 몰라 여자는 아이를 집안에 머무르게 한다. '딱 한 번, 바다를 건널 기회가 생겼어요, 내게.' 이제, 아이가 이야기를 시작한다. 두텁게 쌓인 시간을 걷어내기 시작한다.
